어느덧 100일 편곡 챌린지를 끝내고 다른 콘텐츠로 찾아오겠다는 얘기를 한지 한달이 지났어요.
그동안 놀고만 있지는 않았고, 다른 쪽으로 생산성 있는 일을 하고는 있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요새 AI 바이브코딩에 빠져있어요. 여태 생각만 하고 막상 실현은 못하던 일들이 많았는데, AI 덕분에 제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여러분은 주판을 아시나요? 저는 진짜 어릴때 어렴풋이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요, 지금은 핸드폰만 켜도 더욱 편리하게 계산할 수 있는 계산기가 있으니 주판같은거 배워서 쓸 일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또 새롭게 주판에서 계산기로 넘어가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무슨 일을 하던(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AI라는 도구와 함께라면 더욱 더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클로드에 월 18만원을 써가며 메리기타 웹사이트, 저희 캠핑장 안내 사이트, 심지어는 자동 주식매매프로그램까지 만들어서 쓰고 있어요. 이런저런 기능들을 만들어보는게 재밌더라구요. 18만원으로는 부족해서 안그래도 없는 살림에 30만원이 넘는 플랜을 써야 하나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사실 AI가 실제적으로 주머니 사정에 도움이 되냐고 하면 잘 모르겠어요. 저는 메리기타라는 브랜드에 정체성을 두고 싶고 장기적으로도 메리기타가 메인이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실제 형체가 있는 사업인 캠핑장과 주식 자동매매(아직 모의투자로 테스트중)말고는 메리기타 웹사이트가 제 기대만큼 당장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냥 제가 만들고 싶어서 만든거죠.
분명 AI를 미리 많이 써보고 적응한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호들갑도, 선민의식도 아니라, 여러분들도 꼭 AI를 단순히 말동무, 검색용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AI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말이죠, 여태 바이브코딩으로 개발을 하며 AI만세! AI최고!만을 외치던 저는 요새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AI로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궁극적인 이유가 뭐였는지 잊고 개발부터 했던게 아닐까 싶은거죠.
보통 디지털 서비스는 사람들이 정말 불편해하는게 무엇인지 찾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설계하고,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사실 제일 중요한게 첫번째 단계예요. 문제인식. '사람들이 이런거 불편해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가정으로 실제 구현까지 진행해버리는거죠.
저는 메리기타 웹사이트에서 정말 많은 기능을 구현하고 있어요. 레슨할 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레슨 신청이나 레슨 피드백 작성 및 발송 시스템도 있지만, 정말 '이거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뚝딱 만든 기능도 많아요. 당시에는 대단한 통찰이 있어서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아니었어요.
사람들이 '진짜로' 불편해하는게 뭔지, 이 기능이 '진짜로' 불편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는 능력은 AI도구를 능숙하게 다룬다고 생기는 능력은 아닌거 같아요. 여러분이 제게 진짜 원하는게 뭔지, 과연 이 웹사이트가 정말 도움이 되는지는 어림짐작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웹사이트의 목표는 기타를 처음 살 때부터 핑거스타일 편곡까지 가는 과정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 플랫폼인 만큼 더 쓰기 쉽고 더 의미있는 기능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나저나 최근에 인스타 스토리에 오랜만에 핑거스타일 편곡을 올렸는데 반응이 좋더라구요..?
이런 반응을 보니 제가 어떤 방향을 지향하던 간에 어쨌든 지금의 제 본질은 핑거스타일 편곡러고 여러분도 제 편곡을 기대하고 팔로우해주신 만큼 기대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